2019. 4. 10.

 하기로 했던 피아노 연습을 과감하게 제껴버리고 숙소로 돌아왔다. 비도 오고 뭐라도 써내려가고 싶은 밤이다. 책 읽다 잠드는 행복을 느껴본 것도 얼마만인지. 들어오는 길에 새노트와 현아씨한테 빌린 시집을 챙겨왔다. 냉장고엔 맥주가 있고 가벼운 안주거리도 있다.
 오늘 있었던 몇가지 사건들 중 하나. 내가 기타로 참여한 곡의 앨범과 뮤직비디오가 나왔다. 거의 한번에 녹음해서 전달했던 트랙인데 이렇게 앨범으로 나와버릴진 몰랐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성의있게 작업해서 줄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 사실 그때는 완전히 믿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트랙만 전달받고 잠적하는 경우도 있고 한창 작업중에 사라지는 사람도 봤으니까. 딱 그정도. 그런일이 생겨도 아쉬울게 없을 정도로만 녹음해서 보냈는데 완성되어 나온 음원을 들어보니 역시나 부족한 점들이 많다. 이번엔 참여에 의미를 두는 곡이었다고 하니 조금 덜 걸리네. 다음 작업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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