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하던 종교단체에서 조금씩 멀어지려 하고 있다.
믿었던 사람에 대한 반복적인 실망, 생각치 못했던 모습들을 몇번 경험하고 난 후. 그리고 이안에서 이렇게까지 나를 희생할 필요는 없다는 자각까지.
지금껏 거의 매주 나가서 연주 했으니, 다음날 전날 약속들도 다 포기하고 매 주말을 헌납 했으니, 이 정도면 충분히 되었다. 봉사로서.
이제는 내 생활을 최우선으로 두려 한다. 내 생활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나를 시기하고 질투하고 깎아내리려 하는 사람들 말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권력 옆에 서슴치 않고 옮겨 타는 사람 말고.
성당에 안나가도 하느님을 품고 살면 되는 것, 너무 깊이 개입하면 상처받게 되어 있는거야 라는 어머니의 조언. 엄마는 혼자서도 레지오 했었다고. 사람들 없으면 혼자서라도 기도하고 오셨다고. 꼭 성당을 안나가도 집에서도 묵상하고 걸으면서도 묵상하고 생활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품고 실천하며 사는게 더 중요한 거라고.
하느님이 봤을 때는 저 봉사하는 애를 왜 배척을 할까? 그 사람을 하느님이 배척을 해.
없어봐야 정신바짝 차릴거라고. 새로운 사람을 구하던지 어쩌던지 책임자가 해야할 일. 필요하면 연락할거고. 경고를 해야한다고.
이번에 깨달았지. 자기들거 챙길거 다 챙기면서 하는구나. 필요할 때 나오고 힘든 일 있을 땐 안나오는구나. 고마움에 대한 표현 미안함에 대한 표현이라도 했었으면 좋았을텐데. 책임자가 해야할 일을 내가 하고 있었으니. 올해부터는 내가 단장이 아니기에 그런 의무 같은 것 없다.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하다. 이렇게 서서히 멀어질 것. 앞으로 공짜 도움은 없다. 그럴수록 내 가치는 0으로 수렴한다. 내가 더 중요한 사람이다. 내가 더 가치 있는 사람이다. 적어도 감사함이라는 응답이라도 보일 때 줘야하는 것이다. 도움이라는 것은.
그렇게 늙어가라 당신은. 오히려 그 사람에게로 넘어갈수록 나와는 더 멀어지니까 좋은 것. 염치가 있다면 그렇게 넘어간 뒤로 나에게 다시 도움 청해올 순 없을테니까.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그러니 멀어질수록 좋은 것이다. 명심. 나 역시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 편하게 넘어갈 수 있게 된거니까.
당신 역시 자기 인생을 남탓으로 돌리는 대단할 것 없는 사람이었지. 내가 특별하게 착각해서 본 것일뿐.
이제 몰입하지도 않고 느끼지도 않고 붙잡지도 않기.
내가 이룰 목표만 바라보고 더 멋지게 부유하게 살아갈 방법만 생각하기. 충실하게 내 길만 보고 걸어가기.
지금까지의 일들은 넉넉한 마음을 가지고 하나씩 내려놓는다. 무관심으로. 무심함으로.
모든게 너무 마음둬서 생긴 문제. 너무 미워도 너무 좋아도 내 카르마(업보)가 된다. 놓는 것이 최선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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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원하는 최종 모습은? 내가 어떤 모습이길 원하는건지? 적어보고 그려보자. 때가 되면 그 모습 그대로 되어 있을 터이니.